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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생존기

생존기를 써야될 판이다.

 

나를 좀 알고 싶어서 얼마 전 일을 그만뒀다.

 

사실 일은 중요한 요소이고 나를 알기 위해 필요한 요소일 수 있으나.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지내는 게 너무 어렵고 그 속에 있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혀서 퇴사했다.

 

다 해야 하고 심지어 잘 해야 하는... 지옥이었다.

 

그래서 요샌 길을 잃고 폐인처럼 살고.. 싶은데.

맘처럼 안된다.

 

어중간하게 운동하고 있다.

카빙에 맛들려서 하는데 칼이 몹시 날카롭다.

실수로 다치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내가 무섭다.

운동하다가도 다치지 않기를 원하면서 다쳐서 차라리

아니다.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남을 도우면서. 공동체를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내게는 사람이 없어.

애인 말고는.

사랑을 잘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은데.

그냥 이렇게 적당히 살다가 갑자기 죽어버려도 괜찮겠다고 생각해.

 

어디가 문제인 걸까.

시간을 돌려 7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돌아가서 싫다고 말할거야.

그렇지만 그건 후회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귀하다는 걸 인지하는 거?

내가 나를 잘 들여다보고있는 건 난 지금 상담이 필요하다는 거야.

그런데 어떻게 말하지?

무엇을 말해야할까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어요.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공부 안 한다고 때리던 선생에 대한 적대심과 그것을 말려주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반항과 질책.

그로 인한 트라우마와 피해망상.

부모님한테 내가 거슬리는 존재는 아닐까 하는 것.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으니까 나도 나와 사이가 좋지 않은 걸까.

내 존재의 이유는 없는데 그걸 지금 이해 못하고 있으니까.

어디서부터 단추를 새로 끼워야될까.

 

내가 죽고싶다고 생각하는 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지.

부모님 탓을 하면서 부모님한테 이유는 말하지 않고 그저 피하기만 하고 있어.

이렇게 살다가 연을 끊어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집이 너무 어지러워,

얼마전에도 정리를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고 집에 맞지 않는 가구 때문인지 정돈되어 보이지가 않아.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도 너무 많아.

 

나 잘 챙겨는 먹고 있는 걸까.

내가 하는 일을 응원은 못하겠고 한심하고 바보같고 무지한데다 멍청이같고 비효율적인데다 쓰레기 창작활동 하는 사람 취급하고 있어.

아직 배우는 단계라 효율을 챙길 수 없는 게 당연하고 막 시작하고 공부하기 시작하는 거라 무지할수밖에 없는데.

 

나를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디폴트가 왜 이리 부정적일까.

오빠한테 숨긴채로 긍정적으로 바뀌어야지 했는데, 바뀌기도 전에 들키게 생겼어.

 

오빠한테 엄청나게 의지하고 있어. 

오직 한 사람한테만.

게다가 분리불안이랄까. 없이는 내 삶이 의미없게 느껴지다가 무섭기도 해. 

내 일정도 없이 그냥 연락을 기다리기만 할 때도 있어.

 

보고 싶던 사람들을 봤는데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곘어.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내가 나랑 친구하기를 싫어해,

내가 나를 쪽팔려해.

그러니까 친구들도 나를 싫어할지 몰라.

 

몇 년을 보낸 친구들이고 

지금 내가 이런 상태인 게 벌써 몇 번째인데 아직도 이런 식으로 시궁창냄새 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 말이야. 그냥 이렇게 살면 안될까?

내 이상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괜히 이렇게 나를 자책하는 거 아니야?

바꿀 수 없는 내 천성을 내가 거스르려 하고 이쓴ㄴ 거 아닐까

그럼 내 천성은 뭐지

착하다는 말은 익히 들었는데 그 말이 너무 화가 나.

착하다는 걸 남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 군말 않고 하는 것으로 배워서 내가 그렇게 맞고 괴롭힘 당했던 거 아닐까.

착한 행동에만 칭찬을 들어서 내가 그렇게 된 걸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보고 싶던 친구들도 보기 무서워진다.

일을 해야 하는데 사람 만나는 것도 무섭고 상담사를 만나는 것도 무서워.

그리고 약처방은 받고 싶지 않아.

먹어도 행복하지 않고 기운도 나지 않거든. 

버리게 될 약이 더미로 쌓여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