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덕분에 처음으로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지.
결혼이라는 거 눈앞에서 본 적도 없고 주변에서 간 사람도 없어서 멀게만 느껴졌는데 오빠한텐 꽤나 아니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
지금 시대에 결혼이라는 거... 미친 집값, 육아 부담, 미친 물가 등등으로 너무 위험한 단어가 된 것 같긴 하지만.
오빠랑 만나는 지금까지도 오빠랑 같이 살면 재미있겠다고 늘 생각해.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도 잘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가장 편한 모습을 보이는 게 거부감이 없는 사람.
뻘 소리를 하루종일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
뻘 소리가 아니라 진지한 얘기여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
일이 힘들어도 참고 지속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내가 나약할 때는
다 내팽개치고 기대버리고 싶은 사람.
그래도 될 것만큼 든든한 사람.
결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못할 것 같거든.
내가 생각했던 최고의 배우자는 룸메이트로 지내고 싶은 사람이야.
대화 잘 통하면 너무 재미있고 좋지만 어느 일로 싸우더라도 룸메이트니까 집에 돌아와야 하고 집에서 맡은 일은 각자 해야 해. 밉더라도 같이 살아야 되니까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고 해야 해. 뭐 그런?
룸메이트만 충족한다해도 나쁘지 않은 결혼생활일 것 같지만,
제도에 구속되는 게 아니라 평생을 같이 보내며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아도 될 사람이랑 같이 살 수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지.
그런데 오빠 만나고 나서는 다른 사람이 조금도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오빠가 나에게 딱이야.
오빠도 나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다면 오빠랑 하면 정말 좋겠다 생각해.
내가 생각이 좀 더 큰 후에.
지금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고통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 후에.
내가 계속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니까, 우리 언젠가 결혼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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