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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생존기 생존기를 써야될 판이다. 나를 좀 알고 싶어서 얼마 전 일을 그만뒀다. 사실 일은 중요한 요소이고 나를 알기 위해 필요한 요소일 수 있으나. 일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지내는 게 너무 어렵고 그 속에 있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혀서 퇴사했다. 다 해야 하고 심지어 잘 해야 하는... 지옥이었다. 그래서 요샌 길을 잃고 폐인처럼 살고.. 싶은데. 맘처럼 안된다. 어중간하게 운동하고 있다. 카빙에 맛들려서 하는데 칼이 몹시 날카롭다. 실수로 다치기를 바라는 것 같아서 내가 무섭다. 운동하다가도 다치지 않기를 원하면서 다쳐서 차라리 아니다. 나쁜 생각은 하지 말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남을 도우면서. 공동체를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내게는 사람이 없어. 애인 말고는. 사랑을 잘 주고 있는.. 더보기
나는 분석을 좋아한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다보면 방법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지?' '지금 나한테 필요한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지?' '어떻게 해야 내가 손해를 안보지?' '어떻게 정리해야 적은 종이를 쓰고 고효율을 내지?' '목차를 노트에 그때그때 업데이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 고민이 많다. 다음에 같은 일을 하게 될 때 손해보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가장 좋은지 프로세스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을 좋아한다. 접근의도는 좋으나 이런 고민은 무에서 창조할 수 없는 것이기에 해보면서 터득해야 하는데 그 터득의 과정에서도 효율을 생각해버린다. 좋은 점은 1)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2) 무턱대고 시작하지 않아서 .. 더보기
나중이 되면 지금 등록된 글의 절반은... 나중이 되면 지금 등록된 글의 절반을 지우게 될지도 모른다. 예전에 내가 쓴 글이 쪽팔려서. 그래서 블로그에 비공개글과 공개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고 있다. 그런데 이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글을 쓰는 건 내가 잘했고 못했고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기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한참 지나 돌이켜 보면 그제서야 이때 잘했네, 이때 못했네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리고 너무 보수적으로 살아서 쪽팔린 경험이 없다. 쪽팔린 경험 = 이야깃거리인 것은 아니지만 난 요새 사람들 만나면 스몰토크 말고도 그냥 할 얘기가 없다. 그러니까 이건 내가 나중에 사람들 만나면 할 얘기 모아두는 아카이브라고 생각하고 길이 보전하기로했다. 오늘로서도 나랑 꼭 약속~ 더보기
아직 안 믿는데 한 번만 해도 효과가 좋아서 앞으로 매일 하려는 행동 - 대충 입고 얼른 나가 바깥 공기 쐬기 누워있으면 누워만 있고 싶다. 오늘 일어났는데도 그랬다. 어제 일이 육체적으로 너무 피곤했었고 퇴근 후에 쉬었는데도 회복이 안됐고 그 와중에 잠은 안 와서 늦게 자느라 오늘 엄청 피곤할 것 같았다. 눈 떠보니 정말 그랬다. 목이며 어깨며 다리며 다 뭉쳐서 뻐근함 그 자체였다. 때마침 눈 뜨고 조금 있다가 알람이 울렸다. (당연히) 알람 끄고 다시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너무 우울한 거다. 내가 이렇게 좋은 날에, 낮이든 밤이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어떠하든 바깥에 나가지 않아 날씨의 흐름도 못 느끼고 따뜻한 곳에만 누워서 하루종일 만족하려는 모습이 우울한 것이다. 난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활동량이 필요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물론 겨울에 전기장판 위에서 이불 덮고 있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도 .. 더보기
오빠, 우리는 정말 결혼할 수 있을까? 오빠 덕분에 처음으로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지. 결혼이라는 거 눈앞에서 본 적도 없고 주변에서 간 사람도 없어서 멀게만 느껴졌는데 오빠한텐 꽤나 아니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 지금 시대에 결혼이라는 거... 미친 집값, 육아 부담, 미친 물가 등등으로 너무 위험한 단어가 된 것 같긴 하지만. 오빠랑 만나는 지금까지도 오빠랑 같이 살면 재미있겠다고 늘 생각해.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도 잘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가장 편한 모습을 보이는 게 거부감이 없는 사람. 뻘 소리를 하루종일해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 뻘 소리가 아니라 진지한 얘기여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 일이 힘들어도 참고 지속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내가 나약할 때는 다 내팽개치고 기대버리고 싶은 사람. 그래도 될 것만큼 든.. 더보기
연애가 좋다 어떤 이유로 집에서는 사랑을 많이 못 받았다고 착각하던 시기가 굉장히 길었다. 그 기간 동안에 몇 애인을 사귀었다. 사랑을 밖에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부모보다 큰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구나를 몇 만나보고 깨닫게 된다. 어떤 이는 너무 감정적이라서 나에게 사랑보다 집착으로 다가와 내가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떼어내기도 힘들었다. 어떤 이는 그 당시 내가 너무 좋아했지만, 방식을 몰라 실패했다. 그럼에도 시도해봤던 것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은 도움 받아서 하는 거 아니라는 걸 확실히 배웠다. 어떤 이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일상같았다고 해야할까? 편안했다고 해야할까? 어떤 것보다 대화에 재미가 없어서 헤어졌다. 여러 연애를 하면서 배운 것을 조금 써보자면... 아 나의 .. 더보기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나를 사랑한다, 되게. 그래서 내가 잘 됐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재미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자란 환경이 어땠든 그건 너의 의지는 아니었으니, 앞으로 너의 인생에서 스스로를 스트레스에 빠트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나를 사랑하는 방식을 나를 몰아넣고 가혹한 환경에서 버티게 하는 것 말고, 좋아하는 환경에서 맘껏 상상과 작업을 펼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 더보기
나는 초식동물이다 나는 인간이지만 본성은 초식동물과 같다. 어쩌면.. 초식동물이 아니라 식물일 수도 있겠다. 바람과 땅과 햇빛에 영향을 무한히 받고, 걸어다니는 식물. 어찌되었건 본성이 순하기 때문에 갑자기 독해지고, 사자의 탈을 쓰고 사자 흉내를 내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 행위다. 나는 식물의 형태로 내 삶을 살아가고 그려야 한다. 그래야 잎이 더 쭉 뻗고, 햇빛을 쟁취하려 길이를 늘리고 한 발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잘 맞는 환경만 찾으면 알아서 쑥쑥 클 수 있는 단단한 뿌리를 가진 식물말이다. 명심할 것. 나는 나대로 산다. 나처럼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런다고 문제되는 거 없다. 나는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고 욕도 하고 회의감도 들겠지만, 그런 것들이 나를 찾는 여정일 것이다. 더보기